"바쁘다 바빠." 를 습관처럼 입에 달고 사는 우리지만, 가끔 혼자만의 생각을 하고 좋은 책을 한 권 읽고 싶을 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권이 필요하다.
하루 10분 동안 이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어찌 뿌듯하지 않겠는가. 이런 의도로 <한국문학 대표 단편소설> 중에서 길지 않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은, 한 번쯤은 생각하며 왜 그럴까? 할 수 있는 책들을 엄선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는 겉으로만 바른 체하는 위선적인 인간의 이중성을 유머러스한 문체로 풍자한 현진건의 소설이다. <빈처>나 <운수 좋은 날> 같은 작품들이 서로 상반된 상황을 극적으로 상황적 아이러니를 연출했다면, 이 작품은 내면적 심리 변화와 외적인 묘사와 행동 방식을 대조시켜 표현하는 방식으로 극적인 효과를 살리고 있다.
딱장대, 독신주의자,찰진 야소꾼등의 표현과 외적인 묘사가 B사감이라는 인물의 성격과 내면을 특징 짓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에서는 잘 쓰지 않아 익숙하진 않지만 들으면 친근하고 재미있게 들리는 역할을 하는 문체의 사용으로 작품을 수월하게 읽어가게 한다. 그러한 말들은 Comment를 달아 링크를 걸었으니 한 번씩 읽어 보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한밤중의 수상한 소리로부터 시작된 사건이 결말에 이르러서야 B사감의 이중적 비밀이 밝혀지는 추리 기법을 사용하여 흥미를 유발하고, 해학적인 문체로 풍자를 통해 위선이 종국에는 비애로 끝나는 아이러니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러브레터'를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을 것 같은 그녀, B사감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과 꽃 한다발을 건네고 싶다. 사랑 별거 아님을......
2017년. 5월. 어느 날엔가.
현진건
출생 ~ 사망
1900년 8월 9일~1943년 4월 25일
소설가 겸 언론인, 독립운동가.
아호(雅號)는 빙허(憑虛).
일제 강점기에 억압받는 민족의 수난적 운명에 대한 객관적인 현실 묘사를 지향한 리얼리즘의 선구자로 꼽히고 있다.
1920년, 현진건은 양아버지 현보운의 동생 희운(僖運)의 소개로 11월, 문예지 『개벽(開闢)』에 「희생화(犧牲花)」를 개재하면서 처음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리는데, 그의 자전적 성격도 동시에 가진 것으로 알려진 「희생화」는, 당시 평론계에서 혹평을 받은 작품이었다.
1921년 1월에 현진건은 다시 『개벽』에 단편소설 「빈처」를 발표하였는데, 이것이 문단의 호평을 받아 11월에는 다시 『개벽』에 단편 「술 권하는 사회」를 발표하였고, 1922년 1월부터 4월까지 『개벽』에 중편소설 「타락자」를 발표하였다.
1925년 2월 단편 「B사감과 러브레터」를 『조선문단』에 발표, 7월에는 「조선문단과 나」라는 기고에서 작가는 삼삼오오 짝을 짓고 당을 나누어 서로 갈라서서 싸우는 존재가 아니라 작가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개체라는 '일인일당(一人一黨)주의'라는 용어를 써가며, 계급주의 문학을 옹호하는 카프의 주장에 맞서 내용적 가치와 계급적 가치란 별개임을 주장하였다.
사생활에 관해서는, 지인 대부분이 "아내만을 사랑한" 사람이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사실 그 시절에 부인 외의 다른 여자와 연애하며 따로 살림을 차리기까지 하는 일은 드문 것이 아니었기에 현진건의 여자에 대한 깔끔한 대처가 더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1943년 3월 21일(양력 4월 25일) 밤, 지병이었던 폐결핵과 장결핵으로 경성부 제기동의 자택에서 숨을 거둔다. 향년 44세였다.(공교롭게도 현진건의 동향이자 문우였던 시인 이상화도 같은 날 위암으로 별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