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 를 습관처럼 입에 달고 사는 우리지만, 가끔 혼자만의 생각을 하고 좋은 책을 한 권 읽고 싶을 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권이 필요하다.
하루 10분 동안 이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어찌 뿌듯하지 않겠는가. 이런 의도로 <한국문학 대표 단편소설> 중에서 길지 않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은, 한 번쯤은 생각하며 왜 그럴까? 할 수 있는 책들을 엄선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감자>는 원래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난 '복녀'라는 처녀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타락하고, 비극적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린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감자>는 자연주의 소설의 특징인 '환경 결정론'이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환경에 의해 지배받는 인간의 삶을 내면의 변화에 따라 서술하기 보다 사건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복이 있는 여자'라는 의미의 복녀라는 이름에 반해, 비극적인 삶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한 그녀를 생각하면, 이 이름이 반어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복녀'라는 이름은 매우 흔하고, 서민적인 이름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그 당시 하층 여성의 운명을 대변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도 하겠다.
소설속 '감자'는 농촌의 궁핍과 도덕적 타락상을 상징하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감자를 훔치다가 왕서방에게 들켜, 비극적 죽음의 원인인 왕서방과의 관계(성적 지배, 착취)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심성,도덕성 같은 내면이 주변환경과 상황에 의해 아무렇지 않게 변해가는 것을 보며, 한창 이뻤을 청춘의 '복녀'가 안쓰럽고 안타까웠다. 돈이 없음에 이렇듯 변해버린다면, 부익부 빈익빈이 더욱 심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어쩌면 역사이래 우리 인간에게 계속 되어온 질문일 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도 답을 찾고 있고, 그 답 또한 계속 변해가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는, 돈은 있으면 고맙고, 없으면 많아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열심히 열심히 살아가려 한다.
청춘......날아올랐을 그녀에게 위로를......
2017년. 5월. 장미향기속에서.
김동인
출생 ~ 사망
1900년 10월 2일~1951년 1월5
소설가, 문학평론가, 시인, 언론인.
평양 출생.
아호(雅號)는 금동(琴童), 금동인(琴童仁), 춘사(春士), 만덕(萬德), 시어딤.
일본식 이름은 히가시 후미히토(東 文仁), 가네히가시 후미히토(金東文仁)
1919년 2.8 독립 선언과 3.1 만세 운동에 참여,이후 소설 작품 활동에만 전념하였고 일제 강점기 후반에는 친일 전향 의혹이 있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 문학가이다.
아버지는 평양의 대부호이자 개신교 장로였던 김대윤(金大閏)으로, 1917년 사망하여 김동인은 많은 유산을 상속받았다.
1919년 2월 일본 도쿄에서 주요한을 발행인으로 한국 최초의 순수문예동인지 《창조》를 창간하고 단편소설 〈약한 자의 슬픔〉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한국어에서 본래 발달하지 않았던 3인칭 대명사를 처음으로 쓰기 시작하였고, 현대적인 문체의 단편소설을 발표하여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로 꼽힌다.
말년에 사업에 실패하고 불면증에 시달렸으며, 중풍으로 반신 불수가 되어 우울증도 찾아왔다. 병마와 고독과 싸우다 한국전쟁 중 1.4후퇴 무렵 서울 자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작품으로는 〈배따라기〉,〈감자〉,〈광화사〉,〈붉은 산〉,〈운현궁의 봄〉,〈광염소나타〉, 〈발가락이 닮았다〉등이 있다.